반세기 어시장의 새 얼굴, 미래형 수산도시 예고 부산 바닷가, 유통 혁신과 도시 문화의 융합 실험장으로
푸른 파도가 부딪히는 부산 앞바다. 이곳에서 수십 년간 새벽의 고요를 깨우던 오래된 어시장이, 머지않아 전혀 다른 풍경으로 바뀌려 한다. 낡은 건물과 어부들의 거친 손길이 남긴 흔적들은 곧 첨단 기술과 신선함이 공존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이 어시장은 ‘수산물의 창고’로만 인식되곤 했다. 그런데, 이젠 그 이미지를 벗고 복합 문화와 관광, 혁신 유통의 장으로 거듭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단순히 수산물만 사고파는 곳이 아닌, 도시의 얼굴을 바꾸는 대전환이 시작된 셈이다.
대대적 시설 교체와 기술 도입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부산공동어시장이 긴 세월을 품었던 낡은 구조물을 허물고, 최신 자동화와 위생 설비로 무장한 현대적 공간으로 다시 세워진다. 이 사업에는 2412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 흔히 볼 수 있던 냉동창고와 위판장은 자취를 감추고, 앞으로는 첨단 환기와 오수 처리, 자동 분류 설비로 관리되는 6만4000㎡가 넘는 대규모 신축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기술 경쟁력도 남다르다. 생선을 분류하는 일도 이제 기계의 몫이 된다. 자동선별기와 피쉬펌프 등 첨단 기계가 투입되면, 어류의 신선도와 유통 속도가 이전보다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위생 문제 역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수산 유통 중심지의 변화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해마다 전국 바다에서 건져 올리는 고등어 열 마리 중 여덟 마리가 이곳을 거쳐 간다고 하면, 이 어시장이 가진 영향력이 짐작된다. 전체 수산물의 약 10명 중 3명의 몫이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거래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통 절차가 자동화되고 전문화됨에 따라, 시장 전체의 효율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부산시는 이러한 변화를 계기로, 단순 도매를 넘어 국내외 수산물 시장의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관광과 체험, 도시 문화의 융합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번 변화의 핵심은 단순히 현대화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은 이제 외식, 전시, 참여형 체험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가득 찬 복합공간으로 거듭난다. 예전처럼 ‘시장 구경만 하고 오는 곳’이 아니라, 가족 단위 방문객도 즐길 수 있는 도시 속 문화 명소가 되는 셈이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오랜 세월 쌓여온 위생과 시설 노후화에 대한 걱정이 많았으나, 이번 사업으로 실질적인 변혁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건설과 운영,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공사 일정은 2025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해, 2029년 10월을 완공 목표로 잡았다. 이 기간 동안에도 어시장 본연의 기능은 멈추지 않는다. 전체 부지를 세 구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공사를 진행해, 거래의 연속성이 유지될 예정이다.
첨단화와 유통 시스템 혁신, 위생 강화, 관광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과제가 한꺼번에 추진되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은 이제 아시아를 무대로 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미래형 시장으로 재탄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