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수리 맡겼다가 더 골치 아파진다 고객 보호 장치는 왜 이리 미약할까
자동차 키를 정비소에 넘기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 순간, 누군가는 새로운 고민의 문을 열게 된다. 수리 후 기대와 달리 문제는 더 커지고, 비용 명세는 모호하다. 차가 고장나서 정비소를 찾았더니, 돌아온 건 더 많은 걱정과 적지 않은 청구서뿐이다.
이런 경험, 남의 일이 아니다.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정비 피해가 눈에 띄게 늘어가고 있지만, 실제로 보상받은 운전자는 열 명 중 세 명 남짓에 불과하다. 왜 운전자는 보호받지 못하는가?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다.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5월까지 자동차 정비와 관련된 피해 구제 신청이 총 953건에 달한다. 2022년 234건에서 2024년 상반기 355건까지, 해마다 피해 신고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의 대부분은 정비 후 차량에 또다시 결함이 생기는 사례였다. 전체 피해의 약 70%—즉 10건 중 7건꼴—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
피해 내용도 다양하다. 수리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건드려 비용이 부풀려지는가 하면, 명확한 설명 없이 진단료가 청구되는 일도 많았다. 그런데 이처럼 수많은 피해가 발생해도, 실제로 보상이나 환급을 받은 비율은 37%에 그친다. 피해자 열 명 중 여섯 명 이상은 속만 태우다가 끝나는 셈이다.
소비자가 겪는 불안과 불신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운전자들은 정비소를 믿고 차를 맡기지만, 결과적으로 오히려 불편이 가중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수리 후 더 이상해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줄지 않는다. 정비업계 역시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지난 6월, 정비 단체들은 서비스 신뢰 회복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체감할 만한 변화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피해 예방을 위한 실질적 조언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가 스스로를 지킬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정비 전 반드시 견적서를 받고, 수리 내용과 금액을 확인할 것을 권한다. 작업이 끝난 뒤에는 현장에서 직접 차량 상태를 점검하고, 반드시 정비명세서를 수령해 실제로 어떤 작업이 이뤄졌는지 꼼꼼하게 비교해야 한다.
혹시라도 수리 이후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면, 보증 기간 내에 재수리를 요청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사소해 보이는 한 장의 서류가, 나중에 내 권리를 지켜줄 유일한 증거가 될 수 있다.
제도적 보완 필요성
결국 문제의 핵심은 소비자가 업체의 책임을 스스로 입증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업계와 제도권 모두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피해자에게 유의미한 변화가 돌아오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보다 촘촘한 제도적 안전망과 투명한 정보 공개가 절실하다.
최신 자동차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는 만큼, 정비 서비스의 신뢰도와 소비자 보호 역시 그에 걸맞게 강화될 필요가 있다. 차량을 맡길 때마다 불안해지는 현실,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