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생산의 보호막이 허물어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자동차 산업 전반을 감싸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한일 간 관세 조정은 자동차 시장의 지형 자체를 뒤흔들만한 파장을 예고하면서, 산업계 리더들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기존의 질서에 균열이 생기자 각계에서는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번 결정이 미국 자동차 제조사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한 논의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의 재정립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관세라는 숫자 뒤에 숨겨진 이해관계와 전략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불거지는 관세 역전 현상

미국차 일본차 관세 차이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수십 년간 이어진 무역 규범이 흔들렸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자동차가 이제는 북미산 차량보다 더 낮은 관세 잣대를 적용받게 되었으니, 업계에서는 마치 갑작스런 규칙 변경에 휘청이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일본은 자동차에 붙는 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내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일본산 차량의 경우 실질적으로 12.5%의 관세가 적용되고, 별도의 2.5%가 추가돼 최종적으로 15%가 매겨진다는 사실이다.

업계 대표 단체에서는 “미국 부품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차량이 자국 생산품보다 더 우대받는 결과가 됐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자동차정책위원회(AAPC) 측은 이런 변화가 미국 제조업 기반과 일자리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업 실적에 드리운 관세 그림자

미국차 관세 부담 이미지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관세 조정이 단순히 책상 위 숫자만 바꾼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업계 거물들의 실적표가 빠르게 얼룩지고 있다. GM은 2분기에 약 2조6천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10명 중 3명꼴로 수익이 줄어든 셈이다. 이 중 1조5천억 원 정도가 직접적인 관세 영향으로 파악된다.

스텔란티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상반기 누적 손실만 3조7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이들 중 약 4천800억 원이 관세로 인한 손해로 집계됐다. 연간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용 부담뿐 아니라 생산 차질, 부품 조달 지연 등 복합적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복잡해진 무역 환경과 기업 전략의 전환점

미국차 일본 관세 인하 논란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무역정책의 변화는 업계의 전략에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이후 해외에서 들어오는 자동차와 부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앞으로 멕시코와 캐나다산 차량에도 30~35% 수준의 추가 관세 계획을 내놓았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커지자, GM을 비롯한 대형 제조사들은 미국 내 생산시설 확충과 투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시간과 캔자스, 테네시 등에서는 새로운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한 경영진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기업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조정이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 아래 구축된 자동차 공급망에 예상치 못한 변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시장 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 주목된다.

업계와 정책의 갈림길, 향후 전망

관세 정책의 진동은 자동차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 전반의 생태계, 소비자 선택, 고용 시장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이슈로 부상한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단순한 숫자 조정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균형점 자체를 재설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과 정책 당국이 얼마나 유연하게 변화에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국내외 업체 모두가 새로운 규칙 아래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시장은 또 한 번의 변곡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