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 거대한 변화의 물결 세단과 경차, 소비자의 극단적 선택이 만든 '두 얼굴'
중고차 시장이 어느새 두 갈래로 뚜렷하게 나뉘기 시작했다. 누구는 ‘넓고 고급스러운 차’를 찾고, 또 다른 누군가는 ‘작고 알뜰한 차’에 손을 뻗는다. 수십만 소비자들의 취향이 교차하는 곳에서, 한쪽에선 대형 세단이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다른 한쪽에선 경차와 소형 SUV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입지를 키운다.
최근 공개된 케이카의 통계 자료를 들여다보면, 올해 상반기 중고차 거래의 얼굴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다. 대형 세단과 경차, 이 두 진영의 ‘극단의 선택’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한때 지존이던 경차 모닝이 10위 밖으로 밀려나는가 하면, 캐스퍼와 같은 신형 경형 SUV가 급부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중고차 인기 차종의 세대 교체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차를 찾는 손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살펴볼 때, 예전 같으면 무조건 ‘모닝’ ‘스파크’가 상위권에 있었던 시절은 지나간 듯하다. 올해 상반기에는 ‘더 뉴 그랜저’가 여전히 왕좌를 지켰지만, 그 뒤를 캐스퍼와 레이 같은 소형 차종이 바짝 뒤쫓는다. 흥미로운 건, 제네시스 G80까지 여전히 10위 안에 든다는 점이다. 대형 세단의 저력이 결코 약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과거의 강자였던 모닝은 자취를 감췄고, 그 빈자리를 현대의 캐스퍼와 쉐보레 스파크 등이 채우고 있다. ‘실용성’이란 단어가 위력을 발휘하는 시기, 불황 속에서 작고 경제적인 차의 존재감이 부쩍 커졌다.
SUV와 친환경차의 부상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SUV의 기세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2024년 상반기 SUV가 차지한 비중은 10명 중 3명꼴로, 작년 동기 대비 더 늘었다. 세단에서도 대형급의 강세가 눈에 띈다. 반면, 중소형 세단과 경차는 전체 비중에서 한발 물러선 분위기다.
또 한 번의 변화는 연료 유형에서 찾아볼 수 있다. 휘발유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점점 더 각광받고 있다. 반대로, 디젤 차량은 지난해에 비해 3.5%포인트 가량 감소해 약 10대 중 1.5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친환경 트렌드가 중고차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비대면 플랫폼 확장과 업계 대응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중고차를 온라인으로 사고파는 문화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제는 집에서 스마트폰만 있으면 원하는 차량을 고르고 거래까지 마칠 수 있을 만큼, ‘온라인 홈서비스’의 신뢰가 쌓이고 있다. 케이카 대표 역시 이 같은 변화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 내다봤다. AI와 데이터 분석 등 첨단 기술이 도입될 예정이라는 설명도 곁들여졌다.
완성차 브랜드들도 인증 중고차 서비스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와 기아, 벤츠 등 주요 업체들은 다양한 모델을 공식 인증해 내놓으며 신뢰도를 높이고, SK렌터카는 자체 경매장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중고차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 흐름과 소비자 선택의 의미
대형 세단의 위엄과 경차의 실속, 두 가지 상반된 선택이 공존하는 가운데, 중요한 것은 결국 ‘내게 맞는 차’를 찾는 소비자의 안목이다.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누군가는 넓고 안락한 실내를, 또 다른 누군가는 주차와 연비의 편리함을 좇는다. 중고차 시장의 풍경은 오늘도, 다양한 삶의 방식만큼이나 다채롭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