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내 운전 내공을 보험사가 몰라주나?” 하소연하던 이들이 적지 않다. 오랫동안 가족 차, 군대, 혹은 해외에서 핸들을 잡으며 현실의 도로에서 내공을 쌓아왔는데, 정작 본인 이름으로 차를 사는 순간 ‘초보’로 분류돼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하는 현실 때문이었다.

이제 판이 바뀌고 있다. 운전경력증명서라는 간단한 서류 한 장으로, 그간의 “숨은 경력”이 빛을 보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정부와 관련 기관이 보험료 산정 방식을 근본부터 손본 결과다.

제도 변화와 기대 효과

운전경력증명서로 보험료 할인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보험료 할인, 단순히 운전 실력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까지는 본인 명의로 보험에 가입한 경력이 없으면, 수년간 무사고로 가족 차량을 몰아도 별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정책 변화로, 가족 보험에 이름을 올렸던 청년, 군 운전병, 해외 장기체류 경험자까지도 운전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만 19세에서 34세 사이 젊은 운전자들은 부모의 보험에 탑승자로 등록돼 무사고 운전한 기록이 있으면, 최대 3년까지 경력이 인정된다. 이제 “가족 특약”이란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실제로 핸들을 잡은 시간만큼 보상을 받을 길이 열린 셈이다.

절감 효과와 실제 사례

운전경력증명서 보험료 할인 사례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숫자로 환산하면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 과거엔 본인 명의 첫 보험 가입 시, 무사고 이력이 있어도 신규 요율을 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해당 증명서를 제출하면, 보험료가 10명 중 3명 가까이 낮아지는 경우도 보고된다. 1년 무사고 경력만 있어도 10명 중 1명 꼴로, 3년 경력이 증명되면 4명 중 1명 이상이 할인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회사 차량 운전만 오래 했던 직장인은, 이전에는 실적이 소용없었으나 이제는 서류만 내면 “신입” 딱지를 떼고 실제 경력을 반영한 요율로 전환된다. 관련 기관에서는 1년 경력이면 7%, 3년이면 24%까지 보험료가 줄어든다고 설명한다.

증명서 발급과 준비 사항

운전경력증명서 발급 방법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 증명서는 도로교통공단에서 발급한다. 굳이 줄을 설 필요도 없다. 안전운전 통합민원 홈페이지에 접속해 공동인증서만 있으면, 집이나 사무실에서 바로 출력을 끝낼 수 있다. 물론 가까운 경찰서나 주민센터도 이용 가능하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군 운전병 경력, 해외 운전 이력, 렌터카 회사 기록 등 ‘경력의 근거’가 되는 서류가 필요할 수 있다. 보험사마다 세부 인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가입 전 미리 본인 상황에 맞는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책 변화에 대한 업계 반응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껏 놓치고 있던 운전자의 실제 경험이 보험료 산정에 반영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보험사 역시 신규 고객 확보와 기존 고객의 이탈 방지라는 측면에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소비자 입장에선 복잡한 절차 없이 실질적인 절약 효과를 체감할 수 있게 되면서, 앞으로 자동차 보험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운전대를 잡은 시간만큼 인정받는 시대, 서류 한 장으로 “초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게 됐다. 이제 보험료를 아끼고 싶다면 본인의 숨은 이력을 적극적으로 꺼내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