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가 미래를 만났을 때 한국산 하이브리드 전차, 전장을 다시 그린다
끓는 엔진 소리 대신 전기 모터의 조용한 숨결이 대지를 가른다. 한밤중, 적진을 스치듯 지나가는 새로운 전차. 누가 조종하는지도 모를 그 쇳덩이는, 어쩌면 인간이 아니라 알고리즘이 전장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 방위산업계의 화제는 단연 전통과 혁신의 경계에 선 차세대 전차 이야기다. ‘K3’라는 이름의 이 시제품은 전통적인 무기의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랜만에 “세계 어디에도 없다”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과연 무엇이 달라진 걸까.
전차 기술의 세대 교체 조짐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사실 현대로템이 연구실 문을 열고 보여준 K3의 등장은 방산업계 내부에서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전차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구동계가 하이브리드로 바뀌고, 자동화와 AI가 무장 제어를 맡으며, 포탑마저 사람이 없는 무인 구조로 설계되는 등 내외부 모두 극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K3의 개발에는 국방과학연구소도 함께한다. 이 둘은 2029년까지 약 400억 원 넘는 예산을 들여 50톤이 넘는 전차에 맞는 첨단 파워트레인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절반 이상을 정부가, 나머지는 기업이 책임진다. 여기에 들어가는 엔진과 모터, 변속기 등은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조용히 힘을 더해준다.
이렇게 해서 등장할 하이브리드 전차는, 현재로선 전 세계에 “실물”로는 없다. 몇몇 나라가 개발을 선언했지만, 실제 양산에 들어간 곳은 아직 없다. 미국조차 자국의 차세대 전차를 이제야 본격 개발 중이다. 한국이 기술적 선점을 노릴 수 있는 순간이란 뜻이다.
은밀함과 자동화가 만나 새로운 진화로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K3는 한 눈에 보기에도 남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일반적인 전차의 각진 실루엣 대신,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조가 시선을 잡는다. 스텔스 설계와 흡수재 덕분에 레이더와 열화상 탐지에서 유리하다.
기존 탑승 인원이 포탑에 몰려 있었다면, K3는 앞쪽 차체에 독립된 공간이 마련됐다. 만에 하나 포탑에 공격을 받아도 인명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배려한 셈이다.
자동화 수준 역시 한 단계 올라섰다. 센서와 AI가 결합된 시스템이 표적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추적과 사격까지 한다. ‘드론과의 연동’이나, 증강현실 기반 운용 등도 언급되고 있다. 게다가 주포도 더 커졌다. 120mm에서 130mm로, 한 단계 상승한 위력은 관통력도 눈에 띄게 높여준다. 10번 쏘던 것을 이제는 더 빠르고, 더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뿌리부터 국내 기술로 구성된 새로운 무기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K3가 이목을 끄는 이유는 단순한 무기 성능 때문만은 아니다.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핵심 부품 대부분을 국내 기업들이 책임진다. 모터는 한 곳, 인버터는 또 다른 곳, 배터리와 냉각 시스템, 심지어 변속기까지 모두 국내 업체들이 맡게 된다.
이는 해외 주요 시장에서 수입 규제가 엄격해지는 흐름 속에서 중요한 이점이 된다. 자체 기술로 만든 부품일수록 사후 유지와 보수, 해외 진출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군용 전동화 차량 시장이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6조 원 수준이었지만, 2030년이면 28조 원 가까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한국산 하이브리드 전차가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차세대 무기체계로의 도약 움직임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제 K3는 실전에 투입되기 전 긴 준비 단계에 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시험과 평가, 예산 논의 등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 하지만 이미 작동하는 시제품이 등장했고, 관련 기술 개발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K3가 단순한 성능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전차의 ‘패러다임’을 바꿀 첫 번째 사례로 평가된다. 전통적인 전차 개발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스텔스·자동화·AI·전동화·드론과의 연결 같은 첨단 기술들을 한데 모았다는 점이 그렇다.
이런 변혁이 가져올 파장은 단순히 하나의 무기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 복합화된 미래 전장에서 한국 무기체계가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업계 안팎의 시선이 한층 진지해지고 있다.